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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by 티엔 추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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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책 후기]

이 책은 기업용 결제 시스템 및 구독형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주오라(Zuora)의 창업자 티엔 추오가 쓴 글이다. 책의 15%는 구독 경제가 왜 중요한지, 55%는 구독 경제의 예시, 35%는 회사에서 구독 모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한다.

하지만 “구독 경제란 무엇인가”라는 정의 없이 사례만으로 개념을 제시한다. 넷플릭스부터 우버까지도 죄다 구독경제의 모형이라고 말한다. 전통적인 렌털 시장부터 공유경제까지 모든 것을 구독경제 하위로 포함시키려는 듯 하다. 작가의 특성을 고려하면 구독경제가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좋다. 넋 놓으면 그렇구나 하고 읽게 되지만, 책을 덮고 나면 구독경제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혼란스럽다.

구매 경제, 공유 경제, 렌털 사업과 구독 경제의 차이를 선 딱 그어서 구별할 수는 없다.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구독 경제 하위에 속하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. 그러니 동등한 수준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그걸 더 강조해보고자 한다.

  • 구매 vs 구독 : 제품 vs 서비스, 구독 모형은 총 수익이 아니라 이용자의 수를 중시한다. 그만큼 Lock-in 효과를 중시한다는 의미다.
  • 렌털 vs 구독 : 제한적 서비스 vs 총체적 서비스 , 렌털의 경우 제품 자체에 대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. 구독 모형이 되면서 제품 이외의 서비스가 제공된다. 구독 모형의 경우 위약금 없이 언제든지 해약이 가능하다. ex) 정수기
  • 공유 vs 구독 : 서비스 제공자의 오너쉽 소유 여부, unsubscribe의 개념 여부(등록된 고객이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을 즉각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가), 구독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구매가 발생해서, 시기별 매출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. ex) 우버, 타다, 에어비앤비

하지만 아직도 혼란스러운 경계도 있다. 예를 들어서 통신비는 구독료일까, 사용료일까.

누군가 이 책을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애매하다. 정작 구독경제에 대한 설명이 없고, 주오라 홍보 책자 성격도 강하고, 디자인 만능 주의도 팽배하다. 하지만 제품을 판매하던 회사에서 왜 구독 모형으로 전환하기 어려운가에 있어서 원가 계산의 어려움을 중심으로 설명한다는 것은 설득력 있다. 딱 그 수준을 기대하고 읽어야 한다.

[토론 중에 알게 된 것]

  • 프라이버시 관련 규제
    • GDPR : 우리나라의 일반 개인정보보호법, ISO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었어. 패턴을 아는 것은 괜찮은데 프로파일링(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것)은 안돼.
    • ISO standard : 유럽의 국제적 개인정보 관련 코드
  • 같은 그룹사 내라도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보수적인 법 조항 때문에 데이터의 공유가 어려워
  • 프라이버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 : 분산기계학습(개인 정보를 바로 서버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휴대폰 기기에서 기계학습을 1차로 시킨 다음에 서버로 보내서 2차 기계학습을 시키기 때문에 개인정보는 휴대폰 기기에만 저장된다.)
  • 정치거래 vs 경제거래 : 임기 동안 환불이 안돼, 또한 고객이 시민 혹은 국민이 아니야.